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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Music

윤하 소극장 콘서트 후기

by 레온하트 2024. 7. 8.

2019년 여름 비가 오락가락 하는 어느날 열렸던 소극장 콘서트. 그리고 터져버린 코로나19의 압박은 소극장 콘서트라는 여름의 중요 이벤트를 먼 미래의 일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에도 다른 이벤트로 대체되면서 더 멀리 가버린 소극장 콘서트가 올해 돌아왔다. 돌아온 소극장 콘서트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1. 공연장 이야기

오늘의 공연장은 블루스퀘어. 2년전 여름도 작년 여름도 여기에서 행사가 열렸었고 예전부터 꾸준히 여러 행사가 열렸던 곳이라 이제는 설명이 필요없을 곳. 몇번씩 갔던 곳이라 가는 시간도 대충 알고 있는데도 오늘은 좀 일찍 집을 나섰는데 그 이유는 중간기점인 합정역에서 우마무스메 콜라보 카페가 열렸기 때문. 오픈 첫날에 갔다가 4시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굿즈만 사고 돌아왔는데 이번에 적당히 가서 좀 오래 기다리더라도 먹고 갈 요량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얼마 안기다려서 합정에서 더 오래 버티고 있어야 했다. 콜라보 카페 얘기는 다른 글에서.

 

2. 공연장 풍경

합정에서 멍때리다가 적당히 시간맞춰서 갔더니 북적북적 사람이 많았고 그 앞에 윤하가 반겨주고 있었는데 그게 굉장히 예쁘게 나와서 한장 찍어봤다.

 

늘 오던 곳이니 별건 없어서 할말은 없고 늘 해주던 중앙제어형식의 응원봉이 어플로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지 어플을 이용한 변경방식을 알려줬는데 뭔가 해놓고 나니까 더 이상해진 느낌. 공연공지에 중앙제어를 안하겠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그걸 다른 방식으로 이용을 하는건지 아예 뭔가 바뀐건지 그걸 확인해볼 방법이 없어서 일단은 봐야할듯. 이제는 블루스퀘어 무료보관함 얘기는 안해도 되겠지?

 

3. 선두의 경치는 양보할 수 없어

역대급 티케팅 운이 터져서 가운데 두번째줄 중간부근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 10여년전 우리학교 축제에 왔던 윤하를 봤을때 이래로 가장 가깝고 좋은 자리에서 윤하를 볼 수 있는건 정말 좋았는데 이게 가까우니까 시야가 좁아지는 부작용이 있더라. 하나하나 포커싱할 수 있는 시야는 굉장히 잘 잡히는데 뒤에서 볼 때의 넓게 보는 시야는 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일장일단이 있는듯. 그리고 단차가 있다 보니까 앉아서 보기에는 목이 좀 아프더라. 그래도 기왕이면 앞이 좋은건 불변의 사실.

 

4. 공연 이야기

Rainy Night로 시작된 공연은 비의 향기와 우산으로 이어지는 비 이야기로 시작했다. rasia의 윤하 추천곡 스포를 좀 하자면 비의 향기가 곡 목록중에 있는데 그 이유가 노래 중간 토크시간에 나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라드 곡들 연속기는 바깥의 우중충한 날씨를 반영하는 분위기였다. 중간에 퍼레이드의 후렴부분 휘파람 불기 챌린지가 있었는데 나름 휘파람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처음 이 곡을 들을 때부터 연습(?)했던 건이라 나름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쿠스틱으로 어레인지된 퍼레이드의 새로운 매력은 정말 멋졌다. 그리고 블루스퀘어가 소극장으로 분류가 안된다는 얘기를 했는데 옛날 글을 찾아보니까 진짜 여기서는 소극장 공연을 했던적이 없었다. 그래서 학교 강당같은데를 했었던 거구나.

 

5. 여러분이 듣고 싶은 곡을 골라주세요

몇달전 SNS로 콘서트에서 듣고 싶은 곡을 골라달라는 글이 올라왔었고 많은 사람들의 투표가 있었던거 같다. 나도 참여를 했었는데 1,2,3말고는 뭘 했는지 기억도 안나서 뭐 할말은 없지만 그 많은 곡들 중에서 방송에 나와서 했던 남의 노래가 제일 많은 득표수를 차지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이게 일회성으로 그 방송에서 한번 나온거라고 하면 그 곡이 원곡초월의 갓갓 커버여서 다시 듣고 싶다는 열망이 드러나는 결과라고 생각하겠는데 바로 전 콘서트에서 불렀단 말이지.. 어쨌든 정말 멋진 곡이긴 해서 들으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굳이? 라는 생각. 

 

6. 기우제 성공

공연 후반부는 다시한번 비노래 연타로 진행됐다. 먹구름에 비가 내리는 날에는 까지 장마철임을 반영한 선곡이 이어졌는데 이게 앞회차 공연에서는 비가 안와서 김샜던 선곡이었다면 이번회차에서 결국 비가 오게 만듦으로서 서사를 완성시켰다. 강수확률이 점점 줄다가 40%가 됐는데 이거 뚫고 비 온거면 대성공이지. 문제는 내가 실내에 있을거를 상정하고 우산을 안가져왔다는 거고 공연장에서 지하철역을 가는데는 지붕없는 곳을 지나야 한다는걸 잊었다는거. 집에 왔을때는 좀 덜와서 다행이었다. 

 

7. 총평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할때는 신나는 곡도 좀 많이 편성해서 일어서서 뛰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자 너무 불편해서 2시간 내내 앉아있자니 엉덩이가 깨질거 같다. 작고 불편한 의자랑 좁은 공간은 정말 맨처음 여기 공연 왔을 때부터 꾸준히 얘기하는 부분이고 나 말고도 많이들 얘기하는 걸텐데 바뀔 생각을 안하는거도 참 대단한듯. 돈 몇만원 더 내고 의자 좀 치워서 공간 넓힐래? 하면 무조건 이거 선택할거 같다. 살 빼서 프레임이 좀 얇아졌다고 해도 남자다보니 몸집은 있는 편이라 양옆에 남자들 사이에 껴서 힘드셨을 옆자리 여성분께는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5년전 소극장 공연때처럼 어쿠스틱한 악기들에 코러스도 없이 잔잔한 분위기의 곡들로 이뤄진 공연이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오롯이 가수의 목소리로 승부를 보는 이 콘텐츠를 이사람만큼 자신있게 해낼 수 있는 젊은가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간 코러스가 대신해주던 부분도 혼자 불러버리는 파트를 만들정도로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더 올라간거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걸 너무 자연스럽게 해내는걸 보면서 또 한번 경이를 느꼈다. 날도 우중충하고 자리도 불편해서 신나게 뛰어노는 공연을 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들면서 아쉬운 맘도 있었는데 귀호강하는 목소리를 듣고는 치유되는 기분이었다.(그렇다고 아픈 엉덩이가 덜 아파지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다음에도 앞자리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