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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Music

윤하 크리스마스 콘서트 후기

by 레온하트 2017. 12. 26.

긴 긴 기다림을 끝내고 드디어 윤하가 정규앨범을 가지고 곧 돌아온다. 4집 발매기념으로 했던 콘서트는 어느덧 5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나는 그동안 군대도 갔다오고 예비군 소집도 절반이 끝났다. 그리고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 취업도 해서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되었다. 또 마지막으로 했던 콘서트도 어느덧 1년 반이 다 되어가는데 본격적으로 콘서트를 따라다녔던 2014년 연말콘서트 부터 마지막 콘서트인 2016년의 소극장 콘서트까지의 내 핸드폰은 베가아이언2 였었고 약정도 끝나지 않았던 시기였는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내 핸드폰은 아이폰7+고 새로운 약정이 시작한지 1년이 지나있다. 그만큼 윤하라는 가수가 대중과 떨어져 있던게 시간이 오래 흘렀단 얘기고 건강하고 멋진 음악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다림의 시간도 오래 흘렀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어찌됐든 5년 반만에 정규앨범이 12월27일에 나오는데 그 첫걸음으로 바로 오늘 12월25일 크리스마스 콘서트 RE를 열었고 난 여섯번째의 콘서트를 가게 되었다. 아이폰을 들고 처음으로 보는 윤하의 공연.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1. 늘 그렇듯

시작은 공연장 얘기. 오늘의 공연은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난번 콘서트 후기때도 말을 했었지만 '멀가멀가'의 패턴이 반복이 된다고 했었는데 지난번 소극장 공연이 '가'였어서 그런지 멀고 먼 코엑스까지 가게 되었다. 다른 주말이었으면 뭔가 편하게 왔다갔다 했을거 같은데 크리스마스라는 날의 특수성 때문인지 지하철이 꽤나 바글바글. 어쨌든 절반정도는 앉아서 왔다갔다 한거 같은데 늘 함께해주던 대중교통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좀 불안했다.


2. 불안이 현실로

보통은 1~2주 전에 공연 굿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돌고 어느정도 정보공유가 되는데 이번에는 그런게 없어서 '야광봉이나 팔려나보다' 하는 생각에 천천히 시간을 맞춰서 갔더니 이게 웬걸 굿즈 상점에 줄이 길~게 서 있는게 아닌가. 야광봉 외에 달력이며 기타등등을 팔고 있어서 그런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걸 같이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팔것처럼 하던 상점이 갑자기 문을 닫고 공연이나 보러 얼른 들어가라는게 아닌가. 뭐 물론 시간이 거의 다 되었고 내가 공연보러 온거지 물건사러 온게 아니기 때문에 얼른 들어가는게 맞는거지만 그걸 한참 줄을 서있던 때에 미리 공지를 해주는게 맞는게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어디다 적어놓든가 끝나기 전에 좀 뒤쪽의 사람들에게 "몇분 뒤에 끝나니 기다리지 말고 들어가라."고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보통 공연이 바로 시작하지 않으니 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은 좀 늦게 들어가더라도 물품을 구입해서 들어가고 싶었을텐데(야광봉 같은건 공연할때 필수 아이템이니) 일방적으로 문 닫고 "끝나고도 상점 여니까 그때 사세요." 이러면 누가 "네 알겠습니다." 하겠는가. 당연히 짜증내지. 야광봉만 따로 살 수 있으니까 사서 들어가라고 말은 하지만 가격도 비싼 주제에 현금으로만 판다고 하니 거기서 또 짜증. 난 다행히 현금이 좀 있었어서 야광봉만 사서 들어갈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구매 못하고 그냥 들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짜증은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


3. 노래 이야기

내일 모레 나오는 앨범 수록곡인 RESCUE로 시작된 공연은 생각과는 달리 차분한 발라드곡 위주의 노래로 진행이 됐다. 그 이유는 윤하가 "목상태 돌아왔으니까 쩌는 노래 들려줄게요."라고 선언했기 때문. 특히 그간 보기 힘들었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이라든가 소나기 같은 지속적인 고음을 요구하는 노래들을 무리없이 잘 소화해내면서 작년부터 계속 얘기되어오던 그녀의 좋지 않은 목상태 논란을 종식시키는 공연이 됐던거 같다. 한 너뎃곡 연속으로 이별노래만 불러줬는데 크리스마스에 참 어울리는 선곡이라 기분이 좋았다.(응?)


4. 신곡들

다수의 앨범수록곡을 미리 들을 수 있는 공연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 첫부분에서도 말했지만 정규앨범으로는 5년 반, 무슨 형태로든 앨범은 4년만에(일본 앨범 빼고) 나오는 이번 앨범이 그간 기나긴 기다림을 해소시키는 청량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많았는데 일단 오늘 공개한 노래들은 우려를 충분히 씻어낼 수 있는 수준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미 선공개된 종이비행기도 충분히 멋진 곡이지만 정말 종이비행기는 이 엄청난 코스요리의 시작에 나오는 생수정도밖에 안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곡들의 분위기가 정말 엄청났다. 윤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듣겠지만 별 관심이 없던 분들도 어떤 방법으로든 이번 앨범은 한번쯤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타이틀곡인 Parade는 꼭 들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5. 감상회

전체적인 콘서트 분위기를 요약하는 한단어. 뭔가 좀 어수선한 느낌도 있고 발라드 곡이 많았던 것도 있었지만 신나는 곡에서도 그렇게 흥이 오르는 느낌은 아니었다. 보통은 신나는 노래가 연속으로 계속 나와주면서 흥도 오르고 방방 뛰면서 난리도 칠텐데 신나는 노래의 지속성도 굉장히 떨어졌고 방방 뛰는 타이밍도 잡을 수 없어서(무엇보다 윤하도 그 방방 뛰는 분위기를 유도하지 않아서) 그냥 노래 듣는 그런 공연이 되어버렸다. 혜성과 비밀번호 486을 부르는데 좌석에 그냥 앉아있기는 또 처음이었던듯. 신기한 경험이었고 아마 다시는 없을 경험이긴 한데 솔직히 좀 아쉬웠다. 뭔가 덜 하고 나온 느낌.


6. 1,2,3!!!!!!!!!!!!!!!!!!!!!!!!!!!!!!!!!!!!!!!!!!!!!!!!

예전의 콘서트 후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내가 윤하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1,2,3를 콘서트에서 듣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계속 토로했다는 것을 잘 알고계실 것이다. 뭐 가수 본인도 흑역사 취급하고 있고 팬들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보여주지 않는 곡이라 늘 아쉬움은 글로 남기지만 기대는 안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오늘 2년동안 적었던 그 소원을 풀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익숙한 전주부분이 나오기 전 까지 생각도 못하고 있었긴 했다. 그만큼 기대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 생각지도 못한 기대를 충족받게 되면서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고 그때의 흥분은 지금도 남아서 날 기분좋게 만들고 있다. 정말 너무 고마운 한 곡 이었다. 


7. To be continue?

전체적으로는 좀 아쉬운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1,2,3를 들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역대급 공연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제외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좀 심심한 공연 분위기에 중간중간 끊기는 부분이 너무 많았던 것도 그렇고 뭔가 하나가 비어있는 느낌이 계속 남아있는 그런 공연이었다. 뭔가 초점을 재밌는 공연을 만든다기 보다는 5집 나오는 것과 가수의 컨디션이 완벽하게 돌아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 초점을 맞춘 부분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 핀트가 어긋난 초점 때문에 '좋은' 공연을 만드는데는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어쨌든 덕분에 앞으로의 윤하는 정말 기대가 되게 되었다. 오늘의 이 부족함을 앨범발매기념 콘서트로 해소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중. 


8. 굿즈이야기

결과적으로 공연이 끝나고 열린 상점에서 공연 굿즈들을 구입할 수 있었다. 달력과 포토카드, 티스틱과 핸드폰 케이스를 팔았고 그 모든 물품을 다 샀는데 주문제작을 하는지 핸드폰 케이스는 나중에 배송으로 온다니까 그건 제쳐놓고 나머지 상품들에 대한 평은 딱 한마디만 하겠다. 대실망했다. 달력은 네장짜리 브로마이드 형태로 나왔는데 벽걸이 용이 아니라 어디 동네술집같은데 흔히 붙어있는 야한사진 달력형식으로 나와서(그렇다고 사진이 야하단 얘긴 아니다.) 이걸 어떻게 활용하라는건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포토카드는 그냥 평범한 사진카드랑 종이액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에 달력에도 해당되는 불만이지만 사진 퀄러티가 너무 안좋다. 다들 잘 모르시지만 윤하는 굉장히 예쁜 사람이다. 뭐 절세미녀고 그런건 아니지만 꾸며놓고 사진 찍으면 어디 내놔도 꿇리거나 하는 사람은 아닌데 그런 사람을 가지고 이런 사진을 찍다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리고 티스틱. 티백형태가 아닌 스틱에 찻잎을 넣은 형태의 차를 팔았는데 안에 다섯개 들었다. 가격을 똑바로 보고 산게 아니라 가격이 얼만진 기억이 안나는데 구입한 총 금액을 생각해보면 어쨌든 만원가까운 돈이 나간 셈인데 대충 검색해보니까 같은값이면 50개 이상들어있는 차를 살 수 있다. 뭐 물론 구성이나 생긴거나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특수성을 생각하더라도 저 금액을 투자했는데 안에 달랑 다섯개 들어있으면 창렬소리가 안나올 수 없을거 같다. 게다가 이걸 공연 전 한시간+공연 후 15분을 기다려서 샀다? 하.. 더 말하지 말자.


9. 총평

1,2,3를 제외하면 아쉬움만 가득했다. 공연 즐기고 돌아와서 굿즈 열어봤더니 구매 비용+공연 전 1시간 공연 후 15분을 그대로 내다버린 퀄러티, 2시간 30분 내내 앉아서 박수만 치고 돌아온 공연. 여기에 무슨 좋은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게다가 1년 반을 기다렸는데. 물론 노래 선곡이나 가수의 라이브 상태는 매우 좋았고 미리 들려준 신곡의 퀄러티는 내가 남은 2일을 어떻게 기다리지 하는 걱정을 안겨줄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이 부분부분의 좋음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좋게 만들지는 못했고 뭔가 부족한 느낌만을 갖고 끝을 맺었다. 상당히 아쉽고 안타깝지만 다가올 새 앨범과 언젠가 하게 될 다음 콘서트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나처럼 윤하를 보고 들으며 기다리고자 한다. 5집을 낼 때 까지의 인고의 시간 너무 수고 많았고 앞으로 멋진 노래 계속 들려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다음 공연에서도 1,2,3 불러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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