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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Anime

애도합니다.

by 레온하트 2019. 7. 18.

오늘(18일) 아침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쿄토 애니메이션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 처음 속보만 올라왔을 때는 작은 화재로 약간 불에타고 직원들 몇명 가스마시고 이런정도의 사고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속속 들어오는 뉴스는 흉흉한 이야기만 풀어놓고 있었다. 건물이 전부 타버리고 사람이 죽고하는 말 그대로 대형사고가 벌어진것. 무엇보다 이 화재가 누군가의 실수나 사고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들에게 해를 가하려고 휘발유를 뿌리고 탈출구를 막아서고 도망치는 직원들에게 기름을 뿌리기까지 한 최악의 테러사건 이라는 것이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분노케하고 있다. 

당시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절반이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도 큰 부상을 입은 상태라고 한다. 거기에 그동안 쿄애니의 기록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은 십수년동안 쿄애니의 성공가도를 함께했던 베테랑 직원들인데 그 사람들 대부분이 죽거나 크게 다친 상황이라서 쿄토애니의 존폐마저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같이 안좋은 상황에 옆나라 애니제작사 하나 불난게 뭐가 그리 중한가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그 사람들도 죽은 사람들에게 예의없게 행동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을거 같다. 사람들이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 냉정해지는건 당연한거니 그들의 어찌보면 무심함에 불만을 갖고있지는 않다.

하지만 난 다르다. 쿄토 애니메이션과 함께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울고 웃고 감동하며 보냈고 그들이 만든 애니에 위안을 받으며 살아왔다. 하루히에 홀리듯 빠져들어 그녀의 행동에 재밌어 했고 꽃밭에서 토모야가 우시오를 안고 눈물흘리는 장면에선 같이 눈물 흘렸다. 경음부 친구들의 먹방과 러키스타의 오타쿠개그, 일상의 저세상 개그에는 미친듯 깔깔댔다. 키타우지 취주악부와 바이올렛의 의수가 보여준 매끄러운 금속의 느낌에 감탄사를 보냈었다. 이렇게 쿄애니와 함께 했던 나날들이 내 머리와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있는데 지금 국가끼리 사이가 안좋다고 모른채 하면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올수는 없어서 평소에 하던 모든걸 제쳐놓고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내 덕후생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줬던 제작사가 이렇게 어이없게 거꾸러지는 모습을 보게되는게 너무 가슴 아프고 또한 그 불속에서 겁먹고 죽어갔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려온다. 이 일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쿄애니의 신작들에 대한 소식도 모두 멈춰버리게 됐으니 팬들에게도 오늘이라는 날은 그냥 저주받은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앞에서도 썼지만 무엇보다도 이 모든일이 과대망상증 정신병자의 테러로 일어난 일이라는게 정말 슬프다. 

이런 모든 안좋은 상황속에서 다시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잔혹한 말이겠지만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저 정신병자가 저세상에서 자기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거드름 피우는걸 막기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나서 언제나처럼 보여주던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여줬으면 좋겠다. 얼마가 걸리더라도 기다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