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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Anime

날씨의 아이 감상

by 레온하트 2019. 11. 2.

메가박스 특전들

2017년 한국에서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은 일본의 어떤 영화감독 보다도 커다란 이름이 되었다. 너의 이름은 이라는 작품은 가는곳마다 흥행기록을 다시 쓰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자연히 그의 다음 작품에도 많은 기대가 집중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3년.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신카이 마코토는 새로운 작품으로 우리에게 3년전의 감동을 다시 전달하기 위해 돌아왔다. 2년전과는 달리 이곳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상황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하나만 보고 감상한 날씨의 아이. 과연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여전함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건 아름다운 자연을 극대화한 환상적인 배경처리 능력이었다. 1인제작으로 만들던 때부터 지금까지 그건 그대로 이어졌고 이번 날씨의 아이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가 되어줬다. 날씨의 아이에서 중점이 되어준 자연은 비를 중심으로 한 물방울 표현. 하루종일 내리는 폭우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이 힘을 발휘할 때 내리는 여우비, 등장인물들이 흘리는 눈물까지 다양한 물의 모습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다르게 빛나면서 날씨의 아이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한다.

 

2. 자기복제?

이야기구조가 너의 이름은 이랑 너무 비슷한 느낌.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어떤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고 마음을 확인하려는 순간 서로 떨어지게 되고 남자주인공이 비현실적인 방법을 통해서(뭐 애당초 소년이 소녀를 만나는 것부터 현실적인 방식으로 만나지는 않지만.) 여자주인공을 찾아내고 마음을 확인하는 이야기 흐름이 너의 이름은이랑 판박이. RADWIMPS가 참여한 음악이 중요흐름에 나오는거 까지도 똑같아버리니 방법까지는 몰라도 전개는 대충 짐작이 가더라. 이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됐는데 그 이유는

 

3. 왜 자꾸 판타지를..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들은 대부분 비현실적인 배경을 가진 작품들이 많다. 별의 목소리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같은 작품도 그렇고 너의 이름은도 그렇고 현실세계의 배경에 비현실적인 소재를 끼얹은 작품들이 대부분.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초속 5cm나 언어의 정원 처럼 현실세계에 현실적인 소재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품도 정말 잘 만드는 감독이다. 기껏 도쿄의 풍경을 그렇게 멋지게 만들어놓고 단순한 배경으로만 삼아버리는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이런 기분을 느낀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이런 기분이 들었던건 아무래도 이야기 전개에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배경이 전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의 작품에서는 배경과 장소가 이야기 전개에 큰 의미를 가지고 같이 쓰였는데 이번 날씨의 아이에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굳이 도쿄일 필요가 없고 굳이 배경이 멋질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더욱더 현실을 담아낸 이야기가 그리웠던 것 같다.

 

4. 반가운 얼굴들

저번처럼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들이 특별출연 해줬다. 초반에 텟시와 사야카(는 확실하지는 않긴한데)가 나왔었고 중반에는 타키와 미츠하가 나와서 한마디씩 남기고 떠났다. 요츠하도 봤던거 같은데 이것도 별로 확실치는 않아서 일단은 스텝롤에도 올라간 타키와 미츠하 얘기만 좀 해보자면 아직 그 계단에서 만나지는 않은듯하고 혜성은 떨어진 두사람의 공백의 시간이 날씨의 아이의 배경이 되는게 아닌가 생각. 근데 같은 배경임을 인정해버리면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생기고 너의 이름은에서 언어의 정원의 유키노가 나왔던 것 처럼 가명이 아닌 실명으로 스텝롤에 올라갔으니 타키와 미츠하를 발견한 즐거움과 동시에 너의 이름은의 세계관에 간섭하게된 이 작품 때문에 머리만 더 복잡해져버렸다.

 

5. 총평

여러모로 너의 이름은이랑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고 전작의 아성이 너무 높다는 것도 어쩔수없는 핸디캡이긴 한데 그런걸 다 제외하더라도 솔직히 별로 높은 평가는 못하겠다. 그냥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뭔가 다 하나씩 부족해보인다. 환상적인 배경을 보면서 숨을 죽이다가도 너무 평범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보면서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여기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니까 음악에도 감정이입이 안되고 그냥 저번에도 봤던 아름다운 배경만 또 실컷보고 끝나고 말았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인 여름에 이걸 봤으면 조금 더 감정이입을 하고 봤을까? 이번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긴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