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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Game

DJ MAX Black Square 감상

by 레온하트 2010. 3. 8.

얘가 전작의 걔라니!



PSP를 샀던 가장 큰 이유는 이쪽에 나오는 테일즈 시리즈를 하기 위해서 였지만 정작 가장 많이 했던건 DJ MAX(이하
디맥)시리즈 되겠다. 아무래도 휴대용 게임기의 특성상 이동중에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환영받는건 당연하고
그 컨텐츠의 완성도또한 굉장히 높았다는 점에서 내가 디맥을 손에 잡고 놓지 않았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PSP를 가지고 있는 유저들의 필수품중 하나가 되어버린 디맥. 재작년 PSP판 포터블1,2의 연속적인 히트에 고무되어
4개의 신작을 2달동안에 내는 엄청난 강수를 둔다. 그 첫발걸음이 디맥 테크니카와 클레지콰이 에디션이었고 12월에는
트릴로지와 블랙스퀘어로 이어지면서 디맥시리즈의 다각화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는 저 강수가 완전히
악수가 되어버리면서 제작사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디맥 포터블2 때부터 이 시리즈(PSP용)의 팬이 되어버린 나.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클레지콰이 에디션은 금방
구입해서 즐겼지만 블랙스퀘어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가장 큰 이유는 테일즈를 1년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이겠지..)
구입이 미뤄지고 미뤄지다가 며칠전에 구입해서 즐기게 되었다. 오늘은 그 감상.

1. 이전의 실망
솔직히 전작인 클레지콰이 에디션은 난이도도 쉽고(확장팩을 깔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이런저런 버그와 발매당시에
터진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블로그에도 얘기가 있으니 궁금하신분들은 찾아보는것도.)등으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어쨌든 이런 실망이 블랙스퀘어에 대한 기대를 더욱 커지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은 틀림 없으리라.

2. 첫느낌
일단 전작과 크게 차별화된 느낌에 많은 인상을 받았다. 환한느낌의 색깔로 밝은느낌을 주었던 전작과는 다르게
블랙스퀘어는 이름에 걸맞게 검은색을 주로 써서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일례로 전작과 블랙스퀘어에 둘다 수록된
명곡인 'I want you'라는 노래의 로딩이미지만 보더라도 전작의 배경은 대낮인데 비해 블랙스퀘어의 배경은 밤중이다.
(난이도 노멀기준. 전작도 하드난이도는 블랙스퀘어의 이미지를 쓰는걸로 기억한다. 아님말고.) 이것만 보더라도
블랙스퀘어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떠오를듯. 약간 다크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풍기는게 이번 블랙스퀘어의 매력.

3. 게임을 하면
미친듯한 난이도가 사람을 잡는다는게 이 게임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표현인것같다. 중요 요소를 해금하는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인 클럽투어는 전작의 300만배정도 어렵다. 초반클럽에서부터 이미 하드난이도의 곡들이 나오고
DJ배틀도 정신나간 요구사항들로 가득.(개인적으로는 포터블2의 JUST 1%보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100%달성 미션이
대표적.) 곡들의 난이도도 장난이 아니어서 4버튼 곡들조차도 미스가 뜰정도.(물론 오토가 적어서이긴 하지만.) 근데
오히려 6버튼FX(포터블2의 8버튼)의 곡들이 4버튼보다 체감상으로 쉬운느낌이 드는걸 보면 난이도조절에 실패했든가
내가 하도 4버튼을 안해서 감각이 무뎌졌든가중에 하나인것같기도 하다.

4. 수록곡
전작들과는 차별화가 되기로 한건지 온라인시절부터 있던 노래들(대표적인게 오블리비언.)이 수록이 안되어있다.
전작의 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 특히 포터블 1,2는 블랙스퀘어와의 링크디스크도 되지 않기 때문에 블랙스퀘어만의
시스템으로 좋아하는 전작의 곡들을 즐길 수 없다는 것에서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든다.
블랙스퀘어만의 오리지널 곡들(이라기보단 아케이드판 테크니카의 곡들이라고 하는편이 낫겠다.)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노래들이 많았다. 특히 디맥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보컬인 MIYA(최근에 이 사람이 유부녀라는 것에 깜짝 놀랐었다.)
의 노래가 많다는 것에 일단 기분이 좋았다. 플레이 해본 곡들중에 괜찮은 곡은 일단 MIYA의 Remember, 오블리비언을
대체할만한 곡이라고 생각되는 Heart of Witch, 유명한 곡에서 멜로디를 따온 HAMSIN정도. 개인적으로 조금 질리기
시작한 JC의 랩이 도처에서 나온다는것이 수록곡내에서는 유일한 불만점.(Sweet Shining Shooting Star는 좋지만.)
전작에도 있던 곡중에 넘어온 몇 안되는 곡이 있는데 그 곡들이 모두 전작에서 높은 난이도에 속하는 곡이라는건
이 게임의 컨셉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5. 총평
게임이라는 매체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보는 즐거움이라든지, 듣는 즐거움, 깊이있는
스토리를 즐기는 것등 게임을 만지게 되면 각종 즐거움이 나를 반긴다. 하지만 열거한 즐거움은 다른 매체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들. 하지만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즐거움이 있는데 바로 도전과 성과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이다.
정말 불가능일것 같던 과업을 노력과 연구로 해결하면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에 게임이 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과장일지언정 허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블랙스퀘어는 이런 도전과 성과의 즐거움이 정말 큰 게임이다. 앞서서도 말했듯이 정말 미친듯한 난이도가 사람을
눈물나게 하지만 하나하나 도전해서 그걸 넘어섰을 때의 기쁨은 다른 게임보다 확실히 크다. 7배 피버나 ECS노트
같은 새로운 시스템이 스코어에 대한 제한도 풀어버렸기 때문에 더욱 더 높은 점수를 위한 노력도 이 게임의 또다른
도전요소. 이런 도전에 대한 즐거움이 블랙스퀘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전작에서 지적됐던 여러가지 버그들이 거의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 멈췄다 시작하면 노래가 밀려서
나온다든가 하는 기술상의 문제가 전작에 있었는데 블랙스퀘어에서도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나왔다는 것에서
실망감을 느꼈다. 또다른 아쉬운점은 밝은분위기의 곡이 별로 없다는 것. 밝은 분위기의 곡들은 거의 전작에서 넘어온
것들이고 오리지널 곡중에 밝은 분위기의 곡들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아침형 인간이라든지
설레임같은 전작의 명곡들이 그립다.
너무 급하게 만들었다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지만 블랙스퀘어는 확실히 재밌는 게임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높은
난이도가 이 게임의 재미의 절반이상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이렇게 도전이 즐거웠던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요즘 게임들은 난이도를 쉽게 만드는 편인데 그런 움직임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나와서 그런지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성장해나간다는 즐거움이 블랙스퀘어에는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