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asia's Sports

나와 팀 던컨 그리고 샌안토니오 스퍼스 이야기

by 레온하트 2016. 7. 12.

1997년 6월 NBA 드래프트날. 전체 1순위로 약간 순박해 보이면서도 그 안에 알 수 없는 단단함을 가지고 있는듯한 선수가 그 전시즌 주축선수였던 데이비드 로비슨이 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하면서 시즌을 대차게 말아먹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이하 스퍼스)로 지명이 되었다. 그 선수의 이름은 팀 던컨. 그의 등장과 함께 내 NBA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1. 시작

팀 던컨이란 선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어린이용 책자에서 였다. NBA를 재밌게 소개하는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각 팀의 역사를 알려주는 섹션에서 발견한 스퍼스의 소개는 간결했다. 올해 1픽으로 팀 던컨을 지명했으니 이 팀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만 하다 라는 것. 대체 어떤 선수길래 팀의 역사를 얘기하는 섹션에서 한자리를 크게 차지하나 하는 궁금증과 더불어 기대를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이 팀 지켜볼 만 하겠구나 라는 기대 말이다. 그리고 그 기대는 바로 다음시즌 프렌차이즈 첫 우승으로 완벽한 보답을 이루게 된다.


2. 전성기

우승과 함께 스퍼스는 일약 리그 최강팀 중 하나로 군림하게 된다. 하지만 샤크와 코비가 함께한 LA레이커스에게 번번히 패배하면서 던컨의 활약은 무색해져만 갔다. 한참 잘나가던 때 우승하고 싶던 열망이 간절했던 던컨은 이적을 모색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겠지만 실제로 올랜도 매직으로의 이적이 꽤나 가까워졌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독' 데이비드 로빈슨의 설득으로 팀에 남게 되었고 스퍼스는 트윈타워를 앞세워 다시한번 날아오른다. LA의 3연패 동안 NBA와 좀 멀어졌던 나는 스퍼스의 두번째 우승과 함께 다시 NBA와 농구로의 복귀를 하게 되었다. 던컨이 스퍼스에 남으면서 나의 NBA와 농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이 붙게 되었던 것이다.


3. 2005년

마침내 본궤도에 오르게 된 스퍼스의 빅3. 또 한번 우승을 이루게 되었다. 이때부터 스퍼스의 우승을 라이브로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5차전 패배의 위기에서 연장을 가게 되었고 결국 승리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NBA시청의 명장면 중 하나이다. 아마 여기서부터 였던것 같다. 스퍼스와는 이제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걸.


4. 좌절의 시간들

2007년 토니 파커의 활약으로 4번째 우승을 일궈낸 이후 스퍼스는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강팀이긴 강팀이지만 그해를 장악했던 최고의 팀에는 한끗씩 미치지 못했던 시간들이 계속 되었고 가장 우승에 근접했다고 생각했던 2012년에는 플레이오프 10연승을 하다가 내리 4연패를 하면서 시즌을 마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만들어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던컨과의 이별을 슬슬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주축선수들의 나이는 갈수록 늘어가고 에너제틱 한 팀들은 계속 생겨나는 와중에 어찌보면 옛날스타일의 농구를 고수하던 스퍼스가 언제까지 강팀으로 남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됐던 시기였던 것 같다. 


5. 다시 영광으로

하지만 다음해에 바로 스퍼스는 최강자의 이미지를 다시 구축하기 시작했다. 다시 파이널에 진출했고 6차전 5초 전까지 우승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딱 1점이 모자랐고 영광은 다음시즌으로 미뤄야만 했다. 바로 다음시즌에 스퍼스는 5번째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고 팀 던컨은 그렇게 전설이 되었다.


6. 그리고 영원으로

그리고 2016년 7월 11일. 19년 동안 스퍼스와 영광을 함께 했던 팀 던컨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와 함께 했던 19년의 세월동안 스퍼스는 팀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다 차지했고 팀 던컨 자신도 모든 영광과 함께할 수 있었다. 나도 그와 그리고 스퍼스와 함께 하면서 최고의 스포츠 팀의 팬이라는 자부심을 내내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스퍼스의 유니폼을 입고 AT&T센터에서 팁오프 전에 공을 껴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그는 AT&T센터의 다섯개의 우승배너와 함께 걸리게 될 21번 영구결번 저지와 함께 스퍼스를 수호하는 수호신으로서 영원히 남게될 것이다. 그 역사가 함께하는 이상 나도 스퍼스라는 지상 최고의 스포츠팀을 응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팀 던컨과 함께 했던 시간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티미, 19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영광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지만 팀 스퍼스에서 함께했던 시간 모두 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스퍼스의 영광을 지켜봐주세요. 당신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Thank you Ti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