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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이야기들

rasia의 일본 여행기 -3-

by 레온하트 2023. 3. 29.

1. 못했던걸 해야지

3일차의 원래 계획은 오다이바로 건너가서 페르소나3와 춤추는 대수사선의 성지순례를 하고 그쪽의 재밌는 볼거리들을 탐방하다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2일차에 미처 하지 못한 언어의 정원과 너의 이름은의 성지순례가 끼어드는 바람에 성지순례만을 하는 계획으로 수정되고 말았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오다이바 탐방은 무계획의 극치였기 때문에 그나마 계획적인 여행이 된 것은 다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어제와 같은 목적지로 길을 나섰다.

3일차가 되서야 처음 먹은 일본 컵라면 된장 콩나물 라면인데 콩나물이 꽤 괜찮은 퀄러티였다.
굉장히 피곤해서 산 커피. 일본 편의점 커피들은 굉장히 진하더라.

2. 도착한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이 배경이 됐던 신주쿠 공원은 원래도 꽤나 유명한 관광지 였다고 한다. 이미 인산인해를 이룬 입구에서 그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공원이었고 펼쳐진 자연이 주변의 빌딩숲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굉장히 좋았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 언어의 정원에서 주인공이 만났던 정자만 보고 얼른 나오려고 했는데 공원 산책을 결심하게 만든 정도의 파괴력(?)이었다. 

입구는 보이지도 않는데 벌써부터 바글바글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인데 저 뒤쪽의 빌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게 신기했다.
신기해서 찍어본 나무1
탄자쿠처럼 생겨서 신기했다.
벚꽃이 벌써 흐드러지게 피어서 좋았다
나뭇가지들을 자연 그대로 놔둬서 그런지 땅까지 늘어져 있어서 사진 찍기가 좋았다
이제 다음주에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
신기해서 찍어본 나무2
이제 벚꽃은 설명 생략
수분보충용 특이한 음료수..는 아니고 그냥 보리차
신기해서 찍어본 나무3
저 건물이 한바퀴 도는 내내 시선강탈을 했다

대충 한바퀴를 돌고 이제 언어의 정원에서 주인공들이 만났던 정자를 찾으러 가봤다. 어제의 르블랑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장소가 명시되어 있는 자료들이 꽤 많아서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티스토리 이미지 편집메뉴 되게 별로네.. 가운데 여기라고 쓰인데가 목적지다
멀리 보이는 목적지
가는 길의 연못이 예뻐서 한장
건너편에 보인다 가보자

공사중이라 안까지 들어가보지 못해서 참 아쉬웠다. 이번 여행길에 이런 작은부분의 후회포인트가 너무 많은데 꼭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쉬움에 어쨌든 앞까지 가보았다
참 볼때마다 아쉽네
나오면서 찍어본 풍경샷 울타리 하나만 벗어나도 자연이 완전히 사라지는게 신기했다.
어딜가도 저 빌딩이 보여요

도쿄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관광지였다. 사계절이 다 다른 느낌일거 같아서 또 도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아마 무조건 가지 않을까.

 

3. 잊고싶지 않은 사람, 잊어서는 안될 사람이 만났을 때

어쨌든 최근 몇년간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였던 작품이라고 하면 너의 이름은을 빼고 얘기할 수 없고 인생에서 다회차 극장관람이라는 유일한 업적을 달성한 작품이기도 해서 도쿄여행에 관련된 장소를 안가보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고 마침 신주쿠 공원이랑 가깝기도 해서 곧바로 타키가 일했던 레스토랑과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 됐던 그 계단을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은거냐?
나도 점심을 먹어야 되는데 엄두가 안나더라

타키가 일했던 레스토랑은 실제로도 레스토랑으로 되어있고 가본 사람들 말로는 츄리닝에 슬리퍼 끌고는 못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사진에도 나오듯이 여전히 작품의 파급력이 쎈건지 사람들이 한가득이라 메뉴 맛보기는 포기. 피자 시키면서 이쑤시게 달라고 하면 꽂아준다나 뭐라나. 그런거 재밌을거 같았는데 아쉽다. 다음에는 줄 서봐야지.

다음 목적지인 타키와 미츠하가 만난 계단은 지하철로 한 두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두사람이 지하철에서 서로 만난 것도 출근길이어서인지 목적지도 뭔가 회사가 많아보이는 동네였다. 사진들 보면 알겠지만 애니 장면들이 거리거리마다 보여서 찾아가면서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찾아가는 길 초입부분
뭔가 들어가면 갈수록 익숙함이 느껴지는 재현도였다
이건 작품과는 관계없이 여기저기서 봤던 일본식 무덤이라 찍었다.
저 멈춤표식에 미츠하가 서있었던 느낌
계단 앞 사거리

타키처럼 올라오고 미츠하처럼 내려와봤는데 둘이 마주보는 장면이 있는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없더라. 그래서 실패.

계단을 올라가 보니까 신사가 하나 있더라. 둘이 만난게 신사 앞 계단인 것도 뭔가의 의미가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도쿄 여행 유일의 신사 방문이었는데 오마모리를 안사온건 천추의 한이다. 그때는 생각이 안났다가 출국하는 비행기에서 생각난거 보면 뭐 의미가 있나 싶지만.

여기까지와서 사진찍고 했는데 오마모리 살 생각 안한거면 뭐..
타키 시선의 사진은 왜 안찍은걸까..
결국 특색있는 일본음식이라는건 한국에서도 대부분 먹을 수 있는거더라 맛도 비슷해

4. 오다이바 탐방

페르소나3의 장소들과 춤추는 대수사선의 완간서를 가기 위해 오다이바로 향했다. 먼저 간 곳은 완간서 자리인데 이게 검색을 잘못해서 드라마가 한참 할때의 장소가 아닌 현재 완간서자리를 안내했다. 어쨌든 그곳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긴 하고 오다이바를 안올건 아니었으니 망정이지 아예 다른 곳이었으면 정말 허탈할뻔. 

자판기 음료 열전. 저 브랜드 커피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았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 바다를 건너길래 한장
실제 완간서 건물
드라마 끝나고 한참뒤에 세워진 곳이라 드라마랑은 전혀 관계가 없다

다시 찾아보니 완간서 모델이 됐던 건물은 여기서 한시간정도 거리의 다른 곳이라길래 근처에 페르소나3의 배경이 됐던 곳들을 돌아봤다. 첫번째 장소는 현재 위치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는 플로리안 몰의 배경이 된 비너스 포트라는 곳인데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외견인데 평일 한창시간에 뭔가 이상하다?
1년전에 폐관이라니

망해서 문을 닫았다. 성지순례 사진들을 보면 재현도가 끝내줬었는데 작년에도 이맘때 놀고 있었는데 갔다올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어쨌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포트아일랜드 역을 모티브로 하루미 트리톤 스퀘어로 향했다. 여기서 처음 일본 버스를 타봤는데 다행히도 요금 차등지급이 아닌 한국이랑 같은 구조라서 쉽게 갈 수 있었다. 도착은 좋았는데 문제는 어딜 뒤져봐도 포트아일랜드 역이랑 비슷한 곳이 없는게 아닌가. 나무위키에도 구글링한 블로그에도 여기를 가리키고 있는데 도무지 비슷한 곳이 안나오더라. 그나마 제일 비슷해보이는 입구의 에스컬레이터를 한장 남기는데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도 솔직히 비슷해보이진 않아

다음은 이와토다이역의 배경이 된 신바시역을 찾아갔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를 가는데 거슬러 올라갈 길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찾아가봤는데 여기는 역 입구부분이 굉장히 재현도가 높아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극장판 4편에서 유카리가 시무룩하게 나오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서 한컷
아마 게임에선 이 에스컬레이터가 더 잘보일듯
뭔가 상점가 거리랑 비슷하게 생겨서 찍어봤는데 극장판에서 가끔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5. 20년을 바랐던

도쿄가 일본여행의 첫 목적지로 정해지게 된건 굉장히 오래전 일이다. 일본을 가면 도쿄. 도쿄에서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곳이었던 춤추는 대수사선의 완간서 건물. 이 바람을 20년 전 학창시절부터 갖고 있었고 그 꿈을 갖고 여태까지 살아온 나에게 정말 큰 의미였기에 몇번의 실패를 딛고 결국 찾아내서 가게 되었다. 무슨 제약회사 건물이라고 하던데 그 말 그대로 주변에 회사밖에 없는 오피스 타운 한가운데에 목적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때의 감동이란..

익숙한 저 입구가 나를 벅차게 했다
드라마에서 출동할때 늘 보이는 구도로 한장
정말 많이 나왔던 입구구도
좀 더 가까이서 한장
사실 건물은 입구가 제일 많이나와서 입구를 다양하게 찍어봤다
마지막으로 크게 한장

일본에 와서 여러가지 의미로 가슴벅찼던 순간이었다. 쉽게 목적지를 찾은 것도 아니고 다른 목적지에서 얻은 수많은 좌절로 마음이 꺾이는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보상이 정말 컸기에 정말 기뻤다. 이 가슴벅참을 안고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호텔 지하의 상점가에서 먹은 저녁식사. 양푼 스파게티?
또 감자칩이냐.. 커피랑 음료수는 다음날에도 먹을 요량으로 샀는데 둘다 괜찮았다
계속 츄하이류만 먹다가 드디어 먹은 맥주들인데 뭐 맥주가 거기서 거기지.. 오코노미야키랑 꼬치는 편의점용. 둘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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