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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이야기들

알바 시작

by 레온하트 2010. 10. 4.
집에서 등록금은 알아서 벌어라 라는 엄명(?)이 떨어져서 그동안 하던 공연보고 돈받는 알바를 잠시 관두고
목돈을 벌기위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 하려고 맘을 먹었던 일은 마트에서 농산품을 진열하는 아르바이트 였었고 면접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했었지만 보험으로 지원했던 백화점 주차요원 아르바이트도 연락이 와서 두군데에서 동시에 면접을 봤었다.
일을 오늘부터 한다고 했을때의 마트의 반응은 사람이 없으니 나보다 빨리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쪽을 채용
하겠다는 사실상의 거절과도 같은 이야기였고 백화점에서는 나를 무조건 채용하겠다는 긍정적 이야기였었다.
그런 대접을 받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백화점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졌었고 사람이 많이 부족해서
친구와도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이쪽으로 지원하기로 맘을 먹었었다. 게다가 둘다 오십보백보긴 하지만
백화점쪽이 집에서 조금 더 가깝기도 했고. 일이 쉬운건 마트쪽이 쉽긴 했지만(단순노동인데다가 경험이
있어서 쉽게 느껴진거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게 거의 결정타였다.
뭣보다 백화점쪽을 하려고 했던건 마트쪽은 부정적인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백화점에서 날짜를 잡는
연락이 오고 몇분뒤에 마트쪽에서도 연락이 왔었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사과를 하고 거절을 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르고 오늘 시작한 알바는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거지같았다. 재미도 없고 귀찮게 외워야할것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근무환경도 그다지 안좋고 의상도 맘에 안들고 거기에 어린애들이 왜그리 많은지. 대체
18살짜리가 학교에서 공부는 안하고 왜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평직원들은 40대인데
조장이나 주임은 나보다 나이가 어린사람이 꿰차고있는 상황도 정말 어이가 없고. 그렇게 나랑 세대차이가
위아래로 많이나는 사람들과 인연을 쌓는게 쉬운일일리가 없지.(페르소나 주인공도 아니고.) 이러쿵저러쿵
오늘 하루만에 짜증나는 일들을 나열해보자면 끝도 없겠지만 무엇보다 짜증나는건 분명 잘하지 못하고 있는데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는 것. 내게 오는 부당한 비판도 싫어하지만 부당한 칭찬도 싫어하는 나로서는 버티기
힘든 일중에 하나. 물론 차라리 짜증을 내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아라" 라는 소리를 바랐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게오는 무겁고 부당한 기대는 정말 사양하고 싶은일이기 때문에 일하는데 있어 정말 스트레스다.
게다가 같이할까 말까 고민하던 친구도 일본어능력시험준비를 하겠다고 반이상 거절한 상태.(나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데로 끌려오고 말았다.)
지난주로 시간을 돌려서 마트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짜증을 느끼지는 않았을텐데..
이 아르바이트에 어느정도 기대를 걸고 내년에 개강하기 전까지 돈을 벌려던 내 계획은 대폭 축소되어서
등록금만 벌고 빠지자로 바뀐 상태. 이미 전에하던 알바 담당자에게는 좀만 참으면 내가 내년에 돌아가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마 별일이 없다면 다시 내년에 엊그제까지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듯.
솔직히 12월말은 커녕 이번주나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사람이 없어서 생초짜를 교육자도 없이
노동전선에 뛰어들게 하고 돈은 교육비라고 덜주는데 더러워서 정말..
정말 돈만 300만원만 있었어도 이따위 알바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텐데. 이력서 한줄에도 안들어갈일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내 인생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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