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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Sports

올 시즌 스포츠 팀 응원 끝 또 다시 샌안토니오 스퍼스 이야기

by 레온하트 2012. 6. 8.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스포츠 팀이 몇몇 있다. 유럽에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NBA의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니폼이 줄무늬거나 하양, 검정으로 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뭐 이건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어쨌든 올해는 내가 응원하는 팀들이 다들 잘나갔던 매우 좋은 해였다.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는 몇 년동안 가져오지 못했던 우승컵을 손에 들어올리면서 대기록을 작성했으며 바이에른 뮌헨도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결과는..) 스퍼스도 시즌 초반에 많은이들이 "올해는 힘들 것이다."라고 예상했고 그렇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지만 끈끈한 조직력 농구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승승장구. 66경기 하는 단축 시즌에서 50승을 달성하면서 13년 연속 50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시작된 플레이오프 연승행진. 1, 2라운드를 내리 스윕으로 올라오고 컨퍼런스 결승전에서도 2연승. 이때만 해도 팬들과 전문가들 모두 잘나가는 스퍼스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나도 사상 유래없는 플레이오프 전승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꿈을 꾸면서 즐거워 했었고. 

하지만 삐걱거리는 시스템을 안에서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바깥에서는 발견했던 모양이다. 스퍼스는 그 이후로 거짓말처럼 4연패를 하면서 올 시즌의 놀라운 행보를 여기서 마무리짓게 되었다. 50일 동안 앞에 달지 않았던 패배라는 두 글자를 지난 일주일동안 내리 달면서 시즌을 끝맺게 되었다. 

사실 어제 패배를 보면서 엄청난 멘탈붕괴가 일어났다.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른채 점수가 따라잡히면서 뭘 하려고 할 때마다 상대방의 슛은 림을 가르고 그렇게 끝났다.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달라지고 더 나아졌는데도 상대방은 더 달라지고 더더 나아져서 돌아왔다.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져버릴 줄은 몰랐고 내 응원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는 점도 멘탈붕괴의 한 요인이 되었다. 

그렇지만 차츰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올해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올렸던 SNS글들을 보니까 내가 스퍼스와 함께 올해 얼마나 즐거웠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승을 하지 못해도 차츰 차츰 이겨나가는 그들을 보면서 얼마나 같이 즐거워 했고 얼마나 마음 졸였었나 깨달으면서 '아.. 내게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 이구나' 하는걸 느끼게 됐다. 그러면서 깨달은거 한가지.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 새롭게 시작되는 또 다른 시즌에 또 다시 이들의 승리와 패배를 같이 나누면서 즐거워 하고 슬퍼할 날들이 또 나를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시즌 잘 나간다고 팬이 됐다가 좀 못해졌다고 멘탈붕괴되고 팬되는걸 관뒀다면 난 벌써 몇 년전에 스퍼스 팬이 되는걸 관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해왔고 이제 이들의 농구가 나의 일상이고 이들의 가십거리가 내 뉴스고 이들의 삶이 나의 다큐멘터리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이제는 나를 여기로 이끌었던 슈퍼스타 때문도 4번의 우승 때문도 아닌 내가 스퍼스가 좋아서 라는 이유로 이 인구 140만명의 도시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스포츠 팀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려고 한다.

앞으로 5개월 정도 지나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할 것이고 다시 나는 NBA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존재할 것이고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이들을 서포트 하는걸 멈춘다거나 다른 팀으로 떠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농구, 축구 다 버리고 야구로 취미를 바꾼다면 모를까. 


어쨌든 이렇게 스퍼스의 이번시즌 여행은 끝이 났다. 내일이든 일요일이든 동부쪽에 파이널 진출자가 결정되면 파이널 예상글을 올려야 할듯. 스퍼스도 떨어졌겠다. 경기도 안놓치고 동, 서부 다 봤겠다. 꽤나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