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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Sports

유벤투스 이적시장 이야기season4 -마지막&잡소리-

by 레온하트 2018. 8. 3.

1. 보누치 컴백

아직 오피셜은 안났지만 보누치+현금 <-> 이과인+칼다라의 딜이 마무리가 됐다. 선수들은 모두 새로운 팀의 연고지에 가서 테스트와 마지막 조율을 하고 있는중. 뭐 말은 별개의 딜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과인을 미끼로 밀란이 치밀하고 집요하게 협상을 했고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듯. 뭐 더 할말은 없고 아래에 내 이야기를 좀 하면서 유벤투스와 관련된 이적시장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2. 나와 유벤투스

내 최고의 축구클럽 유벤투스. 지만 솔직히 말하면 언제부터 팬이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막 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은 세리에가 대세였던 시기였고 자연히 세리에와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풍토가 자연스레 형성이 됐을때라 지금도 아주리를 좋아하고 있는건데 왜 하필 유벤투스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아마 지단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은 하는데 그렇게 시작된 유벤투스에 대한 팬심은 아주리와 팀의 에이스였던 델피에로(이하 알레)로 절정을 맞이했다는건 기억하고 있다. 내게 있어서 축구=알레였던 시기가 있었을 정도로 알레의 축구는 환상적이었고 유벤투스는 그 정점에 있는 클럽으로 보였다. 

그렇게 2006년이 되고 염원하던 이탈리아의 월드컵 우승이 있던 해 유베는 석연치 않은 판결로 인해 강등을 당한다.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알레와 부폰을 필두로한 남은 선수들로 2부리그를 우승하고 다시 돌아와서 2등, 3등 할때만 해도 다시 영광이 돌아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상한 감독, 이상한 선수들로 물갈이가 된 두시즌동안 7등으로 마무리를 하면서 이렇게 명가가 몰락하는가 하는 순간에 홀연히 나타난 레전드 출신 콘테감독의 지휘하에 유베는 영광의 시대로 돌입한다.

물론 이 영광의 시기동안 잡음이 없었던건 아니다. 새로운 경영진과 알레와의 마찰이 빚어지면서 알레는 팀을 떠나게 되고 콘테는 선수 안사준다고 홀연히 팀을 떠나고(그 선수가 지금 팀에서 뛰고있는거 보면 참..) 어떻게 그동안 연속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승리를 하니 경기보는 재미도 있었고 그 와중에 얻은 3번째 별도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모셔온 알레그리는 팀을 더욱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은 감독이 됐다. 이제 팀을 국내를 넘어 유럽을 노리는 클럽으로 발전을 시켰고 그에 따른 부수입은 재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어 팀을 더욱 견실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 정점에 호날두라는 세계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 성과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좋은일만 가득한 유베를 이제는 떠나려고 한다. 좋은일 속에 가려진 그림자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이 팀을 응원하는게 정말 힘들어서 그렇다.


3. 떠나는 이유

사실 이 팀 그렇게 선수대우 잘 해주는 클럽은 아니다. 기본적인 기조가 '나가는 선수 안 붙잡는다.'일 정도로 여태껏 선수들 내보내는데는 큰 고민을 안하던 클럽이기 때문. 지단 보낸거 부터 시작해서 칼치오폴리 때도 남아서 헌신했던 트레제게나 카모라네시를 그냥 보내고 네드베드는 은퇴시키고. 최근에도 비달이 그랬고, 포그바가 그랬고, 요렌테, 알베스, 콸리아렐라 등등 선수방출에는 아주 쿨한 클럽이었다. 보누치도 그 일원중 하나고. 그런데 그 보누치가 돌아왔다. 떠나기 반년 전에 재계약하고 팀에 죽을때까지 남을 것처럼 말을 하던 선수였는데 딱 하루만에 밀란으로 이적을 하면서 "사실 팀에 문제가 많았음." 이런 헛소리 지껄이고, 알리안츠 스타디움 와서 골 넣고 세리머니하고 "야유해서 세리머니 했음." 이딴소리나 하던 사람을 데려왔다. 당연히 팬들의 반응은 엄청난 반대였고 지금도 보누치 관련 sns는 그를 조롱하는 글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일 정도로 부정적인 상황.. 인데 생각을 해보니까 '언제부터 이 팀이 팬들을 생각했나?' 하는 것과 알레를 그렇게 보냈던 팀이었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면서 더 이상 이 운영진이 있는 이상 응원하기가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알레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말도 되지만 알레 이전에 팀을 떠났던 트레제게나 네드베드는 팀에 다시 합류하여 직책을 맡고 있는데 코치나 감독으로 나가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알레만이 레전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아넬리 회장과의 불화설도 있었지만 은퇴하고 와서 털어내고 잘 풀어냈다는 얘기가 있었는대도 말이다. 팬들은 TV해설하고 있는 알레를 얼른 데려오라고 난리인걸로 알지만 팀은 묵묵부답이다.

그런데 보누치는 읍소하면서 컴백시켜 버렸다. 칼다라 안주면 안팜. 하니까 네네 알겠습니다. 하면서 칼다라 내주고, 이과인 임대 아니면 안받아. 하니까 네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면서 이과인 임대로 보내고, 의무이적 조항 안 빼면 이과인 안살거야. 하니까 분부대로 합죠. 하면서 의무이적 조항도 없는 임대로 보내고, 이과인 연봉도 보조해줘. 하니까 뭐든 말만 하십쇼. 하면서 연봉도 보조해주면서 말이다. 

여기서 내가 알던 유베와 너무나도 다른 부분을 보고 말았다. 아니 어찌보면 너무나도 유베다운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원하는게 있으면 팬들이 뭐라고 하든 그냥 마이웨이로 밀어붙이는 부분 말이다. 핀트가 안맞으면 구단 최고의 레전드도 서스럼없이 내치고 코드에 맞는 선수는 팬이 뭐라고 하든 호구처럼 거래를 하는 모습 말이다.

알레는 안되고 보누치는 되는 이 이상한 거래에 첫번째로 실망을 했다면 이게 다른 레전드에게도 이어질 상황이라는 것에 또 실망을 했다. 지금 파리로 떠난 부폰이 은퇴하고 팀관련 직책을 맡는다는 보장이 있나? 내년이면 계약기간이 1년남는 키엘리니, 마르키시오를 그냥 계약해지로 보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올해 재합류하면서 보누치도 유베생활이 10년가까이 되는데 언제든지 팽당하지 말란법 없지 않나?(물론 팽당했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10번, 델피에로 프로젝트의 주인공 디발라도 언제든지 알레의 전철을 밟지말라는 법 없다. 이번에 레알에서 팽당해서 온 호날두는 또 어떻고? 똑같은 결말이 또 일어나지 말란 법 없다. 언젠가 저 선수들이 석연치 않게 이적하는 모습을 보게될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기조가 아주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막 내보내고 멍청한 거래하기 시작한건 지금의 아넬리, 마로타 체제가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물론 저 콤비가 지금의 영광을 만들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많은 좋은선수 영입했고 적제적소에 맞는 감독 선임해서 우승가도 이어나간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보누치부터 시작해서 비달, 포그바, 알레까지 빛 속에 가려진 그림자는 확실히 존재했고 이번 보누치건으로 그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팀에 그림자만 보이기 시작해서 순수하게 이 팀을 응원할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아넬리, 마로타 보드진 사퇴와 보누치 이적이 있을때 까지 유벤투스 서포팅은 당분간 멈추려고 한다. 세상만사 결과가 가장 중요한 터라 챔스라도 우승한다면 아마 저 체제가 굳어지고 오래갈 것이다. 그렇다면 유베 서포팅이 중단되는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면 저 체제도 빨리 무너질 것이고 나도 기쁜 마음으로 다시 서포팅을 시작할 수 있을거 같다. 

뭐 좋아하던 팀이고 딱히 다른 팀을 응원할 생각도 없어서 좋은 성적은 거둬줬으면 좋겠지만 뭐 그것뿐. 예전처럼 해외중계 찾아보는 열정은 더 이상 갖지 않을듯하다. 


4. 마무리

사실 하고싶은 말은 더 있고 다른팀이랑 비교하면서 논조를 더 전개하고 싶었는데 내가 좋아하던 팀 깎아내리는 것도 정도껏이지 좋은기억만 남기고 싶어서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요약하자면 알레는 그렇게 헌신짝 버리듯 하더니 보누치는 읍소해서 데려온 모습에 실망해서 이 거래 당사자들 사퇴할 때 까지 유베 서포팅 그만둡니다 라는 내용이고 아직 이적시장 2주정도 남았지만 유베관련 이적시장 글은 쓸 일 없을거라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좀 소름끼쳤던 부분은 보누치가 이적하고 유벤투스 커뮤니티에 보누치는 망할거라는 글을 썼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거의 이뤄진 상태에서 복귀를 했다. 참..

그리고 국내 유베팬들은 참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도 많았는데 대부분이 칼다라랑 보누치 손익계산을 하고 있더라. 내가 이 팀에 감정이입을 해서 그런건지 이 사람들이 유베색에 완전히 물이 들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이 거래에 팬심을 제외한 사고를 할 수 있는지 경이롭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이적시장 얘기 몇개만 해보면 피아차+스투라로가 피렌체로 갈 거 같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고, 이과인 임대료+저 판매액으로 밀린코비치-사비치를 영입할거라는 얘기가 있다. 다 루머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정보가 아니라서 그냥 흘려들으시면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