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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Music

태연 콘서트 후기

by 레온하트 2018. 10. 21.

지난달 요맘때쯤 내가 SNS팔로우한 한 여가수의 콘서트 공지를 보고 뭐에 홀렸는지 예매정보를 찾고 티케팅전쟁에 참여하게 됐다. 난생처음 티케팅 실패를 겪고 멘붕이 왔고 평소였으면 그걸로 끝났을 터 였으나 역시 뭐에 홀렸는지 취소된 표를 찾아 예메 홈페이지를 가끔 들락거리게 된다. 그리고 운좋게 적당히 괜찮은 위치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어서 난생처음 최애가수가 아닌 가수의 콘서트를 가게됐다. 이게 내가 오늘 태연의 콘서트를 가게된 풀 스토리다. 정말 뭐에 홀린듯 찾게된 그녀의 콘서트. 어떤걸 느끼고 어떤걸 생각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1. 가수가 바뀌어도

첫번째는 공연장 이야기.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이번 콘서트. 멀다. 잠실에 대한 얘기는 3년전에 윤하 콘서트에서 했으니 길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주말 낮시간 2호선은 탈만하다. 지하철역에서 너무 떨어져있어서 운동화를 신고갈걸 후회한건 옥의티.


2. 처음가보는 인기가수 콘서트

여태가본 콘서트는(그래봐야 최근에는 윤하 뿐이지만.) 공연장 크기도 그닥 크지 않고 그 크기에 맞는 아담함이 느껴졌는데 세계를 뒤흔들었던 걸그룹의 메인보컬의 공연이다 보니 다양한 군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구매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행렬이라든지 응원봉연동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시스템(이건 이후에 설명.)에 기획사가 내놓은 게임을 즐기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까지. 여태 봐왔던 공연장 앞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서 흥미로웠다. 머천다이징 샵을 일찍 열어서 인원분산을 하는 혜안에는 감탄을 금할길이 없었고 샵의 운영시간을 공지해놓는 친절함에 또 감탄했다. 작년에 겪었던 일이 있어서 더 대형기획사의 운영에 감탄한 것도 있는듯.


3. 공연장 풍경

생전처음 티케팅 실패에 2층좌석을 가게되어서 태연 윤곽이나 보일까 걱정 했지만 생각보다는 가깝더라. 그렇다고 얼굴이 잘 보이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처음 들어가서 가장 먼저 느껴진건 코를 찌르는 향기와 자욱한 연기. 혼자 돌아다니기도 귀찮고 해서 한시간 일찍 들어갔는데 폭죽이라도 미리 터뜨린건지 연기가 자욱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나는 약간 몽환적인 풍경. 무대에서는 태연의 영상이 계속 3d느낌나게 반복되고 있어서 몽환적인 느낌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후 멘트에서 다 의도된 거라고 하던데 뭘 의도한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4. 가기전 걱정

태연을 좋아하게된건 몇년됐지만 태연은 그 이전에도 소녀시대의 메인보컬로 또 태티서라는 유닛활동으로 가끔 부르는 솔로곡으로 계속해서 자기 목소리를 내왔던 가수였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게된 태연은 본격적으로 솔로앨범을 내기 시작하던 태연이어서 공연에 갔을때 모르는노래가 많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그 걱정은 공연 오프닝부터 현실이 됐다. 공연시작전에 나오는 노래들이 전혀 모르는 노래들 뿐이었던것.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고 나온 첫곡도 모르는 노래. 다행히 두번째 곡부터는 아는노래가 나와주어서 조금씩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아래는 오늘 두번째 노래였던 I Got Love.


5. 신곡

알고보니 태연이 불렀던 내가 모르는 노래는 죄다 신곡이었다. 앨범준비는 지난 앨범이 나온 이후로 착실하게 진행중이었던듯. 신곡들의 분위기는 적당히 느린 템포의 곡들. 자신의 매력을 잘 살린 노래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임팩트있는 빠른템포의 타이틀곡과 함께면 좋은앨범이 될 수 있을듯 하다.


6. 공연 이야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다행히 신곡외의 모르는 노래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즐겁게 분위기에 맞춰서 놀 수 있었다. 걸그룹 멤버이다보니 강렬한 댄스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곡들에서 굉장히 안정감있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내게 있어 태연은 오디오계 가수이다보니 처음보는 무대모습이 낯설기도하고 잘하는 모습에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 관객들의 호응이 다 제각각이어서 그것도 좀 재밌었고 여러가지로 새로운 체험이라는 느낌의 공연이었다.


7. 나는 단수가 아니다

태연이라는 가수는 참 좋아하는 가수지만 난 소녀시대의 팬은 아니다. 10년전 티파니가 내 최애 걸그룹 멤버였을 때도, 태티서가 트윙클로 2012년 올해의 노래들에 이름을 올렸을 때도, 개인적으로 태연을 현재 걸그룹 보컬 원탑으로 꼽는 지금도 소녀시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건 김태연이라는 솔로가수지 소녀시대 태연이라는 가수가 아니라는 얘기. 하지만 이 문단의 제목처럼 솔로가수 김태연도 소녀시대 메인보컬 태연도 모두 태연이라는 사람인지라 둘을 떼어놓고 생각한다는건 어불성설. 하지만 어느 한쪽에 비중을 더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솔로가수 태연의 콘서트이니 만큼 솔로가수 김태연에 무게를 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소녀시대 태연이 계속 튀어나와서 개인적으로는 그 공연에서 좀 소외된 느낌이었다. 난데없이 소원(소녀시대 팬클럽)이 되어버리거나 무대에서 소녀시대 노래를 혼자 부른다거나(노래는 참 신났다.) 그 노래에 맞춰 관객들이 소녀시대 응원문구를 외친다거나 하는 상황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참 안타까웠다.


8. 응원봉

SM엔터테인먼트의 응원봉은 공식적으로 가수별로 제작이 되는 모양이다. 일단 만들어지면 그걸 꽤 오래 쓰는 모양인데 이번 공연에서 소녀시대의 응원봉이 처음 나왔다고 한다.(리뉴얼 된건지 아예 처음 나온건지는 모르겠지만 태연이 멘트에서 드디어 우리도 나왔어요. 이런거 보면 처음이 맞는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걸 들고 공연에 참여해야 또 공연보러 간 맛이 있기 때문에 구입은 했는데 무지막지하게 비싸더라. 그렇게 비싼주제에 건전지도 따로 사야하고 어쨌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머천다이징 샵 옆에서 응원봉 연동이라는걸 한다기에 가보니 응원봉을 자리에 연동을 해주겠다고 하더라. 뭔소린가 하고 일단 받아봤는데 공연장에 들어가서야 답을 알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응원봉을 켰더니 이게웬걸 제멋대로 조명이 꺼졌다 켜졌다 색깔도 바뀌고 난리도 아닌게 아닌가. 적잖이 놀랐다. 정말로. 미래기술(?)을 느꼈달까. 어쨌든 이번 공연에서 가장 킬링파트가 아니었나 생각. 가수본인도 색바뀌는거에 엄청 신나했으니 뭐..


9. 총평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소녀시대의 태연을 좋아했다면 정말 즐거운 공연이 됐었을거 같다. 물론 노래는 솔로앨범의 노래들이 대부분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대부분 나와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소녀시대의 태연으로부터 시작된 팬들이라 그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한 내가 가장 아쉬운 공연이 아니었나 생각. 그래도 담에 기회가 된다면 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응원봉도 멋지고 여러가지로 신경쓴 무대연출이라든지 내실있는 공연을 봤다는 느낌이 들어서 윤하랑 겹치는 불상사만 발생하지 않으면 보러가고 싶다.

여담이지만 정은지 콘서트는 내가 에이핑크의 정은지도 좋아한다는 점 때문에 재밌을거 같다는 생각은 하는데 태연과 마찬가지로 저 두사람이 한공연에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가는걸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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