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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이야기들

아마존 파이어 HD 10 사용기

by 레온하트 2020. 4. 25.

사실 난 태블릿 PC 무용론자 였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 PC의 가격이면 노트북을 사는게 더 이득이고 가지고 있는 기능은 스마트폰에 다 있으니 스마트폰의 기능을 가진 큰 화면의 아이템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 생각이 최근에 조금씩 바뀌게 된 것은 콘솔로 게임을 할 때 PC를 켜놓고 공략을 찾기가 귀찮던 와중 스마트폰의 화면크기는 아무래도 집중해서 보는 것에 그닥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였다. 지금 쓰는 갤럭시 S10E나 전에 쓰던 아이폰7+나 화면크기가 압도적인 폰이 아니었던 것도 큰 이유겠지만 예전 공략집 펴놓고 게임하던 시절의 감성을 문득 태블릿 PC와 함께라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이유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이런 이유로 태블릿 PC로의 발걸음을 힘겹게 떼게 된 나이지만 찾아본 태블릿은 다들 가격들이 만만찮았다. 위에 썼던 이유에도 나오지만 난 이 태블릿 PC라는 물건을 가지고 대단한 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기껏해야 웹서핑이나 유튜브나 좀 보는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내 눈앞의 이 기기들의 가격은 정말 비합리적인 가격들 이었다.(얘네들이 전화가 되는 것도 아니니 더욱 더.)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보게된 물건이 이 아마존 파이어 HD 10되겠다(이하 파이어10). 나름 괜찮은 성능에 화면도 큰데 가격은 유명 태블릿 PC의 절반 가격이니 내가 원하는 그런 모습이었고 올해의 생일선물로 구입하여 3주정도 사용하고 그 감상을 적어본다.

기기의 앞뒷면. 평범하고 간결하다.

 

1. 사양

다나와에 있는 주요 사양은 다음과 같다.

화면정보 화면크기(인치) 25.65cm(10.1인치)

해상도 1920x1200

코어개수 옥타(8)코어

코어클럭 2.0GHz

RAM용량 램:2GB

저장용량 내장:32GB

추가메모리슬롯 microSD:최대512GB

비슷한 사양의 삼성 갤럭시탭 모델이나 비슷한 가성비 포지션의 테크라스트 모델에 비하면 램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걸 CPU의 코어클럭으로 극복하려고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사양은 그냥그냥 나쁘지는 않은 수준인듯. 어차피 FHD 모델이 더 좋을 필요도 사실 없기는 하니까.

 

2. 가격

4월25일 현재 가격은 16만원대로 형성되어 있는데 행사들어간 쇼핑몰 한곳에만 그렇게 팔고 있고 나머지 메이저 쇼핑몰에서는 20만원 이상 가격을 형성중이다. 아마존 정가가 149$라고 하니 현재의 환율에 정식발매가 된 기기가 아니니 해외구매로만 구매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대충 비슷한 가격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내가 구매당시에는 15만원이었던걸 생각해보면 많이 오르긴 올랐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 가격이면 난 안사는게 낫다고 본다.

 

3. 디자인

사진에서도 보셨겠지만 평범하다. 뭐 태블릿 PC가 특이해봐야 뭐하겠냐만은. 더하고 뺄 것 없이 있을것만 있는 그런 기기다. 다만 베젤을 저렇게 광활하게 놓을거면 그냥 홈버튼이나 하나 끼워넣지 하는 생각은 들더라. 

 

4. 실사용소감

외부적인 얘기는 위에서 끝내고 이젠 사용하면서 느낀점을 얘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많은걸 하지는 않았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얘한테 기대한건 그닥 많지 않기 때문. 그리고 그 기대했던 기능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 웹서핑이든 영상감상이든 기존에 보던 휴대폰의 4배정도 되는 크기로 보니 무엇보다 별다른 조작없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메리트. 눈이 좋든 나쁘든 시야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 달라지다보니 편안하달까. 그런건 기분이 좋았다. 사용한게 몇개 없기 때문에 쓸말이 마땅히 없군.. 

 

5. 몇가지 단점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백그라운드 어플들이 무진장 리프레쉬를 한다는 점. 이게 굉장히 스트레스. 거의 모든순간에 어플을 바꾸면 리프레쉬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은데 이동안 버벅거리는게 심한편이다. 이게 램이 2기가라 그런건지 내가 플레이스토어 깔면서 아마존 어플들을 다 안지워서 그런건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스트레스 받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아마존 전용 운영체제를 쓰는 것도 단점이다. 해외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림의 떡이기 때문. 우리나라에는 서비스도 안하는 것들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지는 다들 짐작하실듯. 거기에 죄다 영어니 더더욱 짜증. 기본상태에서는 한국어는 지원도 안한다. 

그리고 무겁다. 다른 태블릿 PC를 안만져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들면 묵직함이 느껴지는 무게다. 사실 더 무거운 물체들은 많고 책만 들어봐도 파이어 10보다는 무거울텐데 얘가 특히 무겁게 느껴지는건 그냥 이런 물건은 가벼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의 문제인 것도 같아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데 장점은 아니니까.

이건 단점이라기 보다는 좀 웃기는 점인데 인터넷 방송 어플인 트위치가 1080p를 지원하지 않는다. 720p로 고정되어 방송이 나오는데 크롬으로 트위치에 접속하면 멀쩡하게 나오는 1080p가 어플로 보면 나오지 않는게 어처구니 없는 점. 몇몇 태블릿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하는데 뭐 그건 일단 그렇다 치고 웃기는 점을 얘기해보면 트위치는 아마존 계열의 인터넷 방송 플렛폼이다. 그리고 파이어 10은 아마존에서 만든 태블릿 PC다.(자 여기서 웃으셔야 합니다.)

 

6. 총평

그냥 가장 평범한 용도에 알맞는 태블릿 PC라고 평하고 싶다. 정말 단순하게 조금 더 큰 화면으로 웹서핑을 하고 조금 더 큰 화면으로 스마트폰으로 하던 일들을 하고싶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 위의 단점 중 가장 큰 타격으로 다가올 사안은 두번째의 아마존 전용 운영체제를 사용해서 우리가 익숙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일텐데 하드웨어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를 깔아서 안드로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런 과정 자체가 귀찮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만 지나가면 좋은 가격에 괜찮은 장난감하나 더 생기는 느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의외로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 같은것들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그것도 괜찮은 점이고. 

나처럼 극한의 가성비만을 좇다보니 조금이라도 내가 책정한 가격에 벗어나게 되면 구매를 접는 사람들이 책정한 최저가에 가까운 기기라고 생각하고 또 강력하게 추천하는 기기이지만 지금 가격은 아니다. 지금 가격이면 차라리 돈 더 주고 아이패드를 사시라. 7세대 싸더라. 아니면 갤럭시 탭이라도 사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