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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ia's Music

윤하 연말 콘서트 후기

by 레온하트 2022. 12. 5.

지난 봄 드디어 모두가 원하던 이름을 큰소리로 부를 수 있게 된 팬미팅이 끝나고 두번의 계절이 지났다. 그 두번의 계절이 지나는 동안 우리가 불렀던 그 이름은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어 우리가 부르던 그 노래는 모두의 노래가 되었고 그동안 그토록 바라고 바랐던 세상이 온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겨울. 되돌아온 일상과 함께 맞게 된 연말 콘서트는 윤하가 발견한 살별의 이름을 갖고 열리게 되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

 

1. 공연장과 잠깐 들른 몰?루

오늘의 공연장은 올림픽 홀. 벌써 네번째 열리는 공연장으로 참 멀리도 있는 곳이다. 갈때마다 늘 힘들어지는 곳인데 콘서트 기억은 늘 좋았던 곳이다. 뭐 어쨌든 오늘은 좀 일찍 나와서 합정역에 있는 블루 아카이브 콜라보 카페를 잠깐 들렀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늘 다른 씹덕 축제가 엄청 크게 개최되고 있고 열린지 3주나 된 곳이니 좀 여유롭지 않을까 하고 갔던 거였는데 2시 반쯤에 도착한 나를 반긴건 5시 20분에나 카페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과 약탈당한 블루 아카이브 굿즈샵 물품들. 일찍 갈걸 하는 후회와 함께 먼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 

 

2. 공연장 풍경

이미 올림픽 공원역을 나서자마자 엄청난 추위가 날 덮쳤기 때문에 풍경이고 뭐고 대충 몸 녹일 곳이나 찾아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었다. 여태까지의 올림픽 홀에서의 공연은 뭔가 사고싶은 물품들이 많았던 공연이었는데 이번건 정말 사고싶은게 하나도 없어서 포스터랑 응원봉 건전지만 사갖고 시간 떼우기에는 가장 좋은 PC방을 찾기 시작했는데 분명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 망해버렸는지 한참 떨어진 곳까지 가야만 했다. 덕분에 체력은 더 떨어지고 몬스터로 HP를 보충해야만 했다.

 

3. 들어와서 봤던 것들

무대를 가린 대형 LED전광판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가 계속 카운트되고 있었는데 대충 시분초구나 알게 되니까 데뷔때부터 지금까지를 시간으로 계산한거 같은데 이틀전에 콘서트를 시작했다는걸 생각해보면 그때는 16만시간으로 시작했던건가 하는 감탄을 좀 했다. 그걸 봤다면 좀 뽕 찼을거 같다는 생각이 좀 났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나온 글귀는 뭔가 늦은나이에 중2병이 왔나 하는 생각. 아티스트는 중2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좀 오글거리긴 했다. 

 

4. 공연 이야기

살별로 시작된 공연은 나오자마자 외쳤던 C2022YH가 폭발의 시작이었는데 솔직히 여름이었으면 진짜 난리가 났을거 같은데 몸이 무거워지는 겨울인게 정말 아쉬웠다. 저번 5집 공연때랑 비슷한 느낌. 오르트 구름과 혜성으로 이어지는 노래들로 태양계를 일단 정리하고 들어간게 정말 신났는데 난리를 못피운게 참 아쉬운 부분. 터치는 일요일 에디션으로 일본어로 불렀다는데 개인적으로는 계속 일본어 버전만 들어서 한번 한국어로 듣고 싶었는데 왜 내가 왔을때.. 난 노래 리스트에 터치는 한국어만 들어있는데 일본어 가사를 왜 잘 알고 있는지.. 

 

5. 같은 연대기 다른 분위기

우주의 배경을 이용한 과거를 되짚는 콘셉트를 가지고 옛날 노래들을 하나씩 부르는 느낌으로 진행됐는데 몇년전 소극장 콘서트도 같은 콘셉트로 진행을 했었다. 근데 그때랑 지금이랑 엄청 다른게 그때는 안좋은 일이 너무 많이 겹쳤어서 그 분위기가 토크에도 노래에도 녹아들어 어두운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모든면에서 행복감으로 가득한 분위기인게 정말 좋았다. 모든게 웃음으로 이어지는 지금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제나 이제는 행복해지길 바랐던게 드디어 이뤄져서 정말 기쁜 마음이다.

 

6. 유명한 노래만 부르니까

노래들의 난이도가 상상초월 이었다. 최근 몇년의 발라드 곡들은 정말 대책없이 솟구쳐 올라가는 고음이 가득한데 그걸 연속해서 부르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무모하다는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이걸 3일 내내 하니 결국 마지막에는 폼이 좀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 그럼에도 엄청났었는데 토요일 공연은 정말 대박이었을거 같다는 생각을 좀 했다.

 

7. 깜짝 이벤트들

팬들이 만들어준 깜짝 이벤트와 윤하가 만들어준 깜짝 이벤트가 있었다. 그 깜짝 이벤트들이 팬과 가수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울컥울컥 하는 감정들이 콘서트 마지막에 계속 됐었는데 그 감동이 마지막 앵콜 콘서트 결정과 그 소식을 알려주는 문자로 절정을 이뤘던거 같다. 전국투어는 예상외였는데 그것도 대단했고. 또 몇달은 앵콜 콘서트 생각에 즐거울듯.

 

8. Home

개인적으로 늘 마지막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던 노래인데 그동안 무슨 이유에서인지 듣지 못하다가 드디어 라이브를 듣게 되었다. 깜짝 이벤트 직후여서 울컥하는 기분도 있어서 그런가 눈물바다가 되었던건 좀 아쉽지만 하나씩 개인적으로 듣고싶던 노래들을 듣게되는 경험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게 된다.

 

9. 총평

좋은 공연이었고 요즘의 좋은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행복한 공연이었지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거를 되짚어 보는 공연 콘셉트에 완전 흑역사 취급을 당한 앨범들이 있다는게 참 아쉬웠다. 만날 얘기하는 1,2,3 얘기긴 한데 이 노래 뿐 아니라 사랑하다나 My song and..같은 곡도 없는 취급 당했다는게 개인적으로는 좀 슬펐다. 타이틀 곡 때문에 다른 곡들도 도매금으로 없어져버리는게 안타까웠달까. 차라리 그런 얘기를 안했다면 신경쓰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밝았고 무엇보다 노래 부르는 우리 가수가 하루하루 행복감에 사로잡혀서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는걸 확인한게 무엇보다 즐거운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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